이전 회사부터 현재까지, 약 11개월 차, 숫자만 보면 신입이라 해도 무방하다.
이직 후 약 2개월 간의 온보딩을 거쳐 실무에 투입된 지 이제 막 1개월이란 짧은 시간이지만,
현 회사에서 크게 2가지 중요한 역할을 맡아냈다.
알람 & 이벤트 모듈, 그리고 카프카 발행기
실무에 투입되면서 처음으로 합류한 프로젝트는
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알람(전력 누수, 장애, 이상 징후 등)을
모니터링하고 웹으로 시각화하는 알람 & 이벤트 모듈이다.
이제 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카프카 발행기를 주도했다.
이 발행기는 단순히 메시지를 던지는 도구를 만든 것이 아니다.
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부하를 유발하고,
시스템의 반응 속도, 처리 지연, 메시지 적재 흐름 등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
완전한 부하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구현했다.
이 발행기로 통해 우리 팀은 프로젝트 전반의 성능 병목을 사전에 식별할 수 있었고,
특정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.
이처럼 프로젝트의 안정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됐는데,
그 과정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.
개발 & 테스트를 위한 CI/CD
현 회사는 솔루션 기반 기업이다.
즉, 고객사에 납품하고, 직접 현장에서 설치까지 진행해야 한다.
그렇기에 전통적으로는 CI/CD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.
하지만 "개발자들이 테스트할 개발/테스트 환경에 CI/CD를 구축한다면, 더 나은 효율을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?"란 생각을 하면서 개발 환경 전용 CI/CD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.
그렇게 나는 우리 팀에서 처음으로 CI/CD를 도입한 개발자가 되었다.
CI/CD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나서, 그 효과는 바로 체감됐다.
이전까지는 수동으로 배포하던 반복 작업들이 사라졌고,
코드 반영과 동시에 자동 빌드 및 배포가 이뤄지는 환경이 만들어졌다.
이제 팀원들은 추가 설정 없이 항상 최신 결과물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되었고,
타 부서나 이해관계자에게도 손쉽게 프로젝트를 시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.
물론, 무중단 배포와 같은 고도화 작업은 도입되지 않았다.
운영 환경이 아닌 개발/테스트 목적의 환경이기 때문에,
다운타임을 없애기 위한 추가적인 리소스를 들이는 건 오버스펙이라 판단했고,
그 결정 역시 현실적이고 타당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.
이처럼 CI/CD를 단지 "트렌드니까 도입하자."가 아닌,
우리 팀에 꼭 필요한 방식으로 판단하고 적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작업은 더 의미 있었다.
기여는 연차가 아닌, 자세에서
이 2가지 일을 해낸 것은 분명 자랑스럽지만, 아쉬움도 있었다.
특히, 테스트 미흡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땐,
부끄럽고, 답답하고, 분했다.
이처럼 여전히 나는 부족하다.
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분명 내 안에 하나의 기준을 세웠다.
주니어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.
기여는 연차가 아니라 자세에서 시작된다.
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갈 준비를 한다.
이번 경험을 내 다음 발걸음의 연료로 삼아
더 크게, 더 넓게 기여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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